▲CJ가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애국심을 자극하는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 등의 영화를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CJ가 애국심을 자극하는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 등의 영화를 만든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가라앉히려는 노력이었던 드러났다.
 
1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영화계 등에 따르면 CJ는 박근혜 정부 초반, 대통령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와 관련한 정권의 압박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검찰조사에서는 2013년 7월 조원동 당시 경제수석이 이미경 CJ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사실도 드러난 바 있다.
 
일각에서는 CJ가 자사의 케이블 방송 채널에서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관람 후 눈물을 흘린 영화 '광해'를 배급한 것 등으로 현 정권의 미움을 샀다는 얘기가 풍문처럼 돌았다.
 
대통령은 지난 2014년 11월 27일 손경식 회장과의 첫 독대 자리에서 'CJ의 영화나 방송이 좌파 성향을 보인다'고 불만을 표했고, 손 회장은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제가 모두 정리했다. 앞으로 방향이 바뀔 것이다"라고 대통령에게 사정했고, "'명량'과 같이 국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화도 제작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CJ가 영화를 잘 만드는 소양이 있으니 방향을 바꿔 잘 해 준다면 나라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부터 CJ의 박근혜 정권 '코드 맞추기'가 본격화했다.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라는 정책홍보성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고, CJ CGV에서는 영화 시작 전 '3분 공익광고'를 시작한 시기였다.
 
명량에 이어 거액을 투자해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과 같이 애국심에 호소하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도 연이어 선보였다.
 
2015년 2월에는 한류문화복합단지인 K-컬쳐밸리 사업의 투자계획을 본격화했는데, 이러한 CJ의 바뀐 모습에 박 대통령의 냉랭한 태도도 풀어졌다.
 
박 대통령은 손 회장 독대 두 달 뒤인 2015년 1월 말 파독 광부, 간호사, 이산가족들과 함께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했고,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작년 8월에는 6·25 전쟁 때 한국 해군 첩보부대의 이면 활약을 다룬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관람했다.
 
조카 이재현 CJ 회장이 구속수감된 데 이어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는 엄혹한 상황을 지켜본 손 회장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생산하라고 주문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CJ가 영화 제작과 방송을 주요 사업으로 뒀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CJ 길들이기'는 헌법이 보장한 언론·출판의 자유 또는 학문·예술의 자유를 위배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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