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에 의해 훼손된 이라크 유적(요나의 무덤) 다큐멘터리를 찍던 고고학자들이 기원전 6세기의 아시리아 왕궁을 발견했다.ⓒ데일리굿뉴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이라크 모술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에 의해 파괴된 유적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찍고 있던 고고학자들이 기원전 6세기에 존재한 고대 왕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고학자들이 본래 촬영하려 한 곳은 요나 선지자의 무덤으로 알려진 '네비 유누스 성지'로 지난 2014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의해 훼손됐다.
 
IS는 요나 무덤을 파괴하고 지반 아래 땅굴을 파다가 문헌 상에만 존재하던 기원전 6세기 고대 아시리아 왕궁을 먼저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학자들은 이 왕궁 유적이 '세계 최초의 왕국'을 이래할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다큐멘터리 작업에 참여한 이라크 고고학자 라일라 살리는 "고대 아시리아의 에사르하돈 왕에 관한 대리석 설형문자를 발견했다"며 "이 왕궁의 역사가 기원전 6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이 사료를 사진으로 본 또 다른 역사가도 "이 대리석 판에 새겨진 왕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되지 않았지만 판에 적힌 문자가 에사르하돈 왕을 나타낼 때만 사용되는 것"이라고 라일라 살리의 해석에 동조했다.
 
특히 해당 문자는 에사르하돈 왕의 부친인 센나케리브 왕이 파괴한 바빌론을 재건할 당시에 사용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바빌론은 기원전 7세기 후반 아시리아가 멸망할 때까지 아시리아의 지배 아래에 있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왕궁의 발견이 IS가 유물 약탈을 위해 고대 유적지를 파헤친다는 소문을 확인시키는 증거라고 우려했다.
 
네비 유누스 성지는 원래 고대 아시리아의 수도인 니네베의 일부여서 이곳에 유적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돼왔다. 고고학자들은 IS가 유물 약탈을 위해 고대 유적지를 파헤친 것으로 보고 있다.
 
IS는 이런 성지가 이슬람 교리에 위배된다며 유적 파괴를 자행하고 있으며, 이라크 쿠르드 지역 행정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가 모술을 재탈환할 때까지 2년 동안 IS의 통치를 받은 이 지역에서 사라진 유적만 100여 곳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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