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에서 한국군에 희생된 민간인을 기리는 '베트남 피에타' 상이 제주에 세워졌다.ⓒ연합뉴스

베트남전 종전 42주년을 맞아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에 희생된 어머니와 아기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베트남 피에타'(베트남어 이름 '마지막 자장가') 동상이 '평화의 섬' 제주에 세워졌다.
 
한베평화재단은 오는 26일 오후 3시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서 베트남전 종전 42주년 기념 기자회견과 베트남 피에타 동상 제막식을 연다고 밝혔다.
 
이 동상은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에 희생된 민간인 여성과 이름도 없이 죽어간 아기들을 위해 제작됐다.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김운경 작가가 제작을 맡았다.
 
재단은 모금활동을 통해 조각상을 한국과 베트남에 하나씩 세울 것을 약속, 올해 종전기념일에 맞춰 첫 번째 베트남 피에타를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앞서 지난해 종전기념일에 동상 원형을 공개한 데 이어 베트남 다낭박물관과 베트남의 시인 탄타오에게 피에타 동상 미니어처를 기증한 바 있다.
 
동상 옆에는 고은 시인과 탄타오 시인의 평화에 대한 기림을 새긴 동판을 세우고 추모공간을 조성한다. 제막식을 전후로 제주 곳곳에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오는 24일 오후 7시 제주 한라대학교 인근 방일리공원의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김서경·김운성 작가와 함께하는 월요문화제가 열린다.
 
25일 오후 7시에는 강정평화토크콘서트가 열리며, 28일 오전 10시에는 제주대 교육대학에서 '베트남의 전쟁 기억과 한국의 전쟁 기념'을 주제로 특강이 열린다.
 
강우일 한베평화재단 이사장은 동상을 강정에 세운 이유에 대해 "10년 전 해군기지 유치를 결정한 그날, 강정마을의 운명을 가른 이후 강정과 평화는 같은 말이 됐다. 평화를 염원하는 뜨거운 가슴들이 강정을 찾았고, 10년이 지나 평화의 이름으로 베트남 피에타가 강정에 깃들었다"고 설명했다. 제막 행사가 열리는 날로부터 꼭 10년 전인 2007년 4월 26일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유치가 결정된 날이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베평화재단은 베트남전에서의 한국군 민간인 학살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반성과 성찰을 이어 평화로 나아가고자 지난해 4월 발족했다.
 
지난 2월 재단 설립을 마친 뒤 베트남 전쟁에 대한 학술연구, 평화교육, 전쟁 피해자 복지사업, 베트남과의 문화예술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베트남전 종전 기념일(4월 30일)을 기해 희생자에 대한 사죄와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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