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방송이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 칸셰이칸 주택가에서 벌어진 화학 무기 공격 참사 현장을 포착한 영상을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캡처 영상 ⓒCNN

참혹한 당시 상황 그대로 공개돼
 
CNN 방송이 영상을 공개한 것은 현지시간으로 9일. 언론 매체가 시신이 노출되는 등의 선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을 원본 그대로 보도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CNN방송은 시리아 내전에서 발생한 전쟁범죄 참상을 체감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이 지역에서 사린가스 공격을 벌여 어린이를 포함한 9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공습으로 마을에서 회색 기둥이 피어오르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약 8분짜리 이 영상은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마을 곳곳에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창백한 시체가 널려있다. 이들은 속옷만 겨우 걸친 채 흥건히 젖은 흙바닥 위에 몸을 뉘인 모습이다. 구조대가 목숨을 구하려 옷을 벗기고 물을 뿌렸기 때문이다. 입과 코에는 흰 거품이 가득하다.
 
공격이 단행된 시간은 오전 7시쯤으로, 학교나 일터에 나가려 준비를 하고 있었거나 아직 아침잠에서 깨지 못한 사람들이다.
 
병원 이송을 위해 트럭에 실린 아이들은 고통스러운 듯 신음을 내뱉으며 헐떡인다. 산소를 조금이라도 더 들이마시려고 작은 배와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가 꺼지길 반복하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CNN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최후의 순간이 담겨 있다"며 "몹시 소름 끼치는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꼭 봐야 하며, 증인이 되어야만 한다"고 영상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시리아 아사드 정부는 "100% 조작된 것"이라며 화학무기 공격을 부인하고 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린가스 공격으로 몰살한 가족 이야기 소개
 
이번 영상은 20여명이 한거번에 숨진 야세르 알 유세프(39) 가족의 이야기도 소개했다. 그의 두 아들 12살 모하마드, 4살 아메르 두 아들은 집 밖에서 놀고 있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창밖으로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아내 사나 하지 알리는 소리를 지르며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즉사했다.
 
아내보다 먼저 밖으로 뛰쳐나간 유세프는 아이들을 챙겨 차에 태우려 했지만, 사린가스의 공격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상에 등장한 유세프의 사촌은 가족들이 묻힌 무덤 하나하나를 소개하다 결국 울음을 터뜨린다.
 
시리아에서는 무함메드와 아메르 같은 어린 아이들이 영문도 모른채 죽어 나갔고, 그들의 부모도 마찬가지 였다.
 
CNN은 "이번 화학가스 공격으로 숨진 사람들은 여러 면에서 우리와 닮았으며 특별할 게 없는 이들"이라며 "우리는 숨진 이들을 되살릴 수도 악몽을 끝낼 수도, 살아남은 이들의 슬픔을 막을 수도 없지만 최소한 관심을 기울일 수는 있다"고 강조했다.

영상은 CNN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홈페이지 http://edition.c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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