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에서 일대에 있던 노숙인들이 가장 먼저 구호에 나선것으로 밝혀져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연합뉴스

현지시간 22일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가장 먼저 구호에 나선 이들이 일대에 있던 노숙인들로 밝혀지면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약 1년째 맨체스터에서 노숙 생활을 해 온 크리스 파커(33)는 공연장 주변에 구걸을 하러 갔다가 폭발음을 들었다.
 
그는 "바닥에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났는데, 도망가는 대신 본능적으로 달려가 사람들을 도왔다"고 고백했다.
 
사람들은 바닥 곳곳에 쓰러져 있었다. 이어 "어린 소녀를 봤는데 다리가 없었다"면서 "티셔츠로 소녀를 감싸고 엄마와 아빠는 어디 있느냐고 묻자 '아빠는 일하러 갔고 엄마는 저 위에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60대 여성은 그의 품에서 숨을 거뒀다.
 
파커는 "바닥에 나사와 볼트가 널려있었고 사람들의 등에는 구멍이 나 있었다"면서 "살이 타는 듯한 냄새가 났는데 그 냄새와 비명을 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공연장 주변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스티븐 존스(35)도 현장으로 달려가 사람들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존스는 "많은 아이가 피를 흘리면서 울고 있었고, 소리를 질렀다"며 "팔에 박힌 못을 빼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노숙인이라고 해서 마음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맨체스터에는 우리를 도운 좋은 사람들이 많고 그들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영웅담이 알려지자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그들을 돕기 위한 크라우드펀딩 페이지가 만들어졌고 각각 1만 파운드(약 1천500만 원) 상당의 액수가 모아졌다.
 
다른 한편에서는 부상자들을 신속히 치료한 의료진의 대처도 시선을 끌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맨체스터의 병원 의료진들이 한밤중 밀려든 테러 공격 피해자들을 신속히 치료하고 밤을 새웠다"고 전했다.
 
일부 병원에는 시민과 지역 업체가 의료진과 부상자를 위해 선물한 빵과 음료수, 과자 등이 도착했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의료진을 칭찬하는 글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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