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선교와 인권운동, 민주화 운동에 평생을 헌신하며 '길 위의 목사'로 불렸던 박형규 목사. 그의 삶과 신앙을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18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박형규 목사 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데일리굿뉴스 

故 박형규 목사…"민주화운동·빈민 선교에 헌신했던 우리 시대의 큰 어른"

박형규목사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를 비롯한 시민단체 19곳은 18일 오후 5시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수주 박형규 목사 1주기 추모제를 개최했다.
 
'나의 믿음은 길 위에 있다'는 주제로 열린 추모제는 박형규 목사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선·후배 목회자, 교단 관계자,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이날 추모제는 함세웅 신부(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대표이사장)와 지선 스님(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종교를 초월한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추모사에 이어 추모공연도 진행됐다. 서울예술대학 김영동 교수, 노래하는이들, 평화의나무합창단 등이 가야금과 대금, 기타를 통해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지선 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박형규 목사님과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같이 체포돼, 한달 여 가까이 서대문구치소에 수감되기도 했다"며 "그는 불의를 타파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위해 일생을 투신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박 목사님은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6번의 투옥, 노상예배 등 고단한 투사의 삶을 사셨지만 동시에 멋과 여유를 품은 자유인으로 사셨다"며 "그는 개인과 사회, 종교와 비종교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라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신인령 전 총장도 박형규 목사와의 소소한 인연을 전하며 그를 추모했다. 신 전 총장은 "유신정권 당시 박 목사님이 담임으로 시무했던 서울제일교회의 수많은 청년들은 목숨을 걸고 군부독재에 저항했다"며 "박 목사님은 이 청년들을 보듬어 안고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스스로 그 길을 앞장선 분"이라고 말했다.
 
추모예배에 참석한 이들은 고 박형규 목사를 그리워하며 그가 생전에 보여준 '행동하는 신학, 실천하는 신앙'을 본받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앞서 오전 11시에는 경기도 금촌군 기독교상조회 공원묘원 고인의 묘역에서 추모예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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