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주 한 교내에서 벌여진 총기 참사를 발단으로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학생시위가 미국 전역에 퍼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엠마 곤잘레스가 총기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총기규제강화를 촉구하기 위해 연설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에서 지난 2월 끔찍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학교 퇴학생이 1시간 반 가량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해 교실 안팎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고, 17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 당한 참극을 낳았다.

 

이 사건은 생존한 학생들이 뜻을 모아 지난 24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에서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of Our Lives)을 벌인 계기가 됐다. 행진에 참석한 80만명의 학생들과 시민들은 더글라스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총기규제강화를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  

 

이 자리에는 초중고교, 교사, 학부모, 유명인, 일반 시민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까지 참여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고교 총격 사건에서 생존한 학생 중 한 명인 엠마 곤잘레스는 현장에서 숨진 친구들을 떠올리며 애도를 표현하는 와중에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몇 분 간 침묵한 그는 "내가 이 곳에 올라 온지 6분 20초가 지났다. 6분 20초는 우리 친구들의 생명을 앗아간 시간"이라며 "다른 사람이 아닌 여러분 자신이 먼저 본인을 위해 싸우라"고 선언했다.

 

미국의 흑인 운동 지도자이자 목사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손녀 욜란다 르네 킹(9살)도 무대에 올라 연설을 했다. 그는 "총기 없는 세상이 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말해 집회 참석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샀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 상에서 총기규제에 마음을 합한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 행진을 주도한 젊은이들에게서 큰 영감을 받았다"며 "젊은이들이 미국사회를 진전시키고 있고 그 어떤 것도 변화를 촉구하는 수백만 명의 목소리를 막을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지난 25일(현지시간)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종려 주일 미사에서 "세상이 청년들을 침묵하게끔 만들더라도 청년들은 오히려 세상을 향해 더 큰 소리로 외쳐야 한다"며 미국 총기규제강화 시위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미국교회 또한 총기규제에 적극 동참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텍사스 주 달라스에 위치한 한 교회는 종려주일(25일), '영생을 위한 행진(March for Eternal Life)'을 주최해 미국사회에 대두되고 있는 총기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답을 하나님 안에서 발견하도록 도모했다.

 

이 집회의 관계자는 "수천명이 참여하고 있는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of Our Lives)'이 총기규제법안을 재검토하여 미국사회에 만연한 총기폭력을 매듭 짓는데 큰 일조를 할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오직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사람들의 마음이 변화되는데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퀴니파악 대학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국 총기규제 강화 여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참여자 1249명 중 97%가 총기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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