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모든 삶의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 이는 주님께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하신 명령으로, 목회자뿐만 아니라 평신도에게도 해당되는 역할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을 세상에서 보내야 하는 평신도가 현실적으로 그리스도인이라는 거룩한 직분으로 살아가기에는 많은 어려움과 고난이 뒤따른다. 이런 세상 풍파 속에서 날마다 자기십자가를 지고 주님만을 따르는 평신도 사역자가 있다. 오랜 세월 직장사역에 헌신한 이희봉 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이 그 주인공이다.
 
하나님나라의 사역지대, 직장

 ▲<위클리굿뉴스>와 인터뷰 중인 이희봉 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위클리굿뉴스


이희봉 전 청장은 직장 현장에서 사역에 헌신한 자타공인 '직장선교사'다. 이 전 청장은 약 30년 동안 가는 직장마다 기도와 말씀의 제단을 쌓고 직장 동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주님의 수많은 제자들을 양육해왔다. 하지만 직장선교사 이 전 청장도 직장사역의 길을 걷기까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의 고난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전 청장은 군 제대 후 행정고시를 준비했다. 그러나 고시 합격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시를 준비한지 7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에게 들려온 건 늘 불합격이라는 소식이었다. 연이은 낙방에 그의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7급 공무원 생활 중에 그는 하나님의 은혜로 8년 만에 행정고시에 합격하게 됐다. 고시 합격은 그를 통해 주님이 이룰 직장사역을 향한 놀라운 계획의 시작에 불과했다. 그는 당시에는 몰랐지만 훗날 자신이 "주님이 직장으로 보낸 사역자였음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이 전 청장은 공직을 시작한 후 몸담은 직장에서 '신우회(선교회)', '성경공부반', '기도회모임' 등의 활동을 이어갔다. 하나님은 그에게 '행정자치부선교회장'과 '정부종합청사기독선교연합회장',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한직선) 부회장'이라는 중책과 함께 직장선교사로서의 기초작업을 하는 동시에 지평을 더욱 넓혀가도록 했다.
 
특히 이 가운데 있었던 'DTS(Discipleship Training School)' 훈련은 이 전 청장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DTS를 통해 주님과의 관계와 교제를 사모하게 됐어요. 새벽에 일어나 성경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것을 일과의 시작으로 습관화해 가게 되었죠."
 
DTS 훈련 후에는 직장인성경공부모임 'BBB(Business Bible Belt)'와도 자연스레 연결됐다. 그는 BBB 모임을 통해 직장선교사역자로서의 정체성과 직장 현장에서 영혼을 구원하고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야 한다는 비전을 갖게 됐다. 그는 요즘도 순천 광양 지역의 BBB 모임에 나가 성경공부를 인도하는 한편 교회, 선교단체 등에서 특강을 통해 평신도 사역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청장은 최근 자신이 체험한 간증과 직장사역에 대한 모든 내용을 정리한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을 출간했다. "이 책은 개인적인 성공담이나 기적을 밝히는 책이 아니에요. 그리스도인임을 부끄러워하는 직장인, 예배 드리는 것에만 만족하는 직장인, 직장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직장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사역자로서의 정체성과 사역의 비전을 전하는 메시지예요."
 
이 전 청장은 고지식한 성격 때문에 공무원 조직생활과 세상적인 행태에 어려움을 겪었고, 상관의 비위를 맞추는 일에 서툴러 고생도 많이 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직장선교를 멈출 수 없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의 답이 이어졌다. 
 
"현대 그리스도인, 평신도는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요. 이런 평신도가 직장에서 말씀대로 사역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복음이 전해지고, 어떻게 주님의 제자가 세워지며, 어떻게 삶의 터전에 하나님 나라가 이뤄지나요? 추수할 곡식은 많되 일꾼은 적다고 하시는 주님의 탄식을 누가 메워 줄 건가요?"
 
"무엇보다 평신도가 변해야 직장이 변하고 우리 사회가 변화 된다"고 강조하는 이 전 청장. 그는 지금도 "먼저 '하나님과 함께 일하기 운동'부터 함께 해보자"며 평신도 사역을 기독 직장인들에게 열심히 전파하고 있다.

 ▲연탄봉사를 하고 있는 이희봉 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의 모습(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위클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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