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자 섬기려 세운 교회…1천여 성도 복음기지로 '우뚝'

윤인경(ikfree12@naver.com)

등록일:2018-10-01 16: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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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은 심각한 사회문제다.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데다가, 최근에는 화학적 조합으로 마약 성분을 수십 배 높게 만든 고농도 마약이 등장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고 있다.
 
러시아 서부 시베리아 지역 톰스크 시에서 20년째 사역을 펼치고 있는 티호노프 알렉 목사 역시 한 때 중증 마약 중독자였다. 하나님을 만난 뒤 불가능할 것 같았던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 과거 자신과 같은 중독자들의 치유를 돕는 일에 힘쓰고 있는 알렉 목사를 서울 용산구 한 교회에서 만났다. 
 
 ▲톰스크 찬양교회에는 1천 명의 교인들이 뜨겁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 30개 지교회를 세웠다.

기독교인 5% 미만…'복음의 불모지' 러시아서 30개 지교회 세워

러시아 톰스크에 최초로 세워진 개신교 교회인 찬양교회는 오순절교회연합 교단 소속이다. 20년 전 아파트 한 칸 방에서 시작된 찬양교회는 현재 1천 명의 교인들이 다니는 교회로 성장했는데, 러시아 내 기독교인이 5%가 채 안 된단 점과 그마저도 대부분이 러시아 정교회를 믿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부흥이다.
 
러시아 정교회의 텃밭 가운데 우뚝 선 톰스크 찬양교회는 티호노프 알렉 목사와 그를 찾아온 몇몇 마약 중독자들의 모임에서 시작됐다. 20대 초반 장난 삼아 해본 마약에 중독돼 10년 간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마침내 하나님을 만나 치유된 알렉 목사는 과거 자신과 같은 중독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사역을 시작했다.

그 동안 수많은 마약 중독자들을 마주했을 알렉 목사. 그에게 '하나님을 만나고 극적으로 변화된 사례가 있는지'를 묻자 그는 한 영상을 보여주며 주저 없이 자신이라고 소개했다. 
 
영상은 1999년 당시 시베리아 아친스크시의 교회부설 재활센터에 들어간 알렉 목사를 인터뷰한 것이었다. 머리카락을 밀고 야윈 모습을 한 20년 전의 알렉 목사는 자신을 중증 마약 중독자로 소개하고 있었다.
 
그는 영상에서 "거의 모든 마약 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봤지만 퇴원한 지 한 시간도 안 지나 다시 마약을 시작했고 오히려 중독이 더 심해졌다"며 "10년 동안 마약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살까지 시도하다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마약 중독에서 벗어난 알렉 목사는 찬양교회를 세우는 한편 톰스크 시내 곳곳에 재활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남성과 여성,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있을 수 있는 센터 등 12개 마약재활센터를 운영하며 마약 중독자들의 갱생과 회복에 힘쓰고 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재활센터와 비교할 때 다른 점은 무엇보다 모든 치료법에 예수님이 빠지지 않는단 점이다. 일반적으로 재활센터에서 수면제, 소량의 마약 성분이 포함된 약 등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과 달리, 교회 재활센터에선 4~6개월 동안 성경과 찬양, 설교와 교제 모임이 이뤄질 뿐이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재활센터에서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은 다시 중독에 빠지지 않았다. 자신이 만난 하나님을 전하기 위해 성경 학교와 신학교에서 가르침을 받은 상당수 사람들은 크고 작은 도시 곳곳으로 파송됐다.

대부분 마약·알코올 중독자였다가 재활센터를 통해 치유된 이들 목회자들은 복음을 미처 듣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 곳에 들어가 수십 개의 지교회를 세웠다. 그리곤 노숙자와 중독자들, 그리고 각계각층의 러시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알렉 목사는 "우리 마음의 빈 부분을 하나님으로 채우지 않으면 다른 악한 것으로 채워지게 된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중독'"이라며 "마약·알코올 중독을 단순히 병이나 중독 증세가 아닌 영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섯 명의 자녀를 둔 알렉 목사. 성도들 또한 "아이 셋이 기본"이라는 찬양교회는 최근 어린이 예배를 세우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 

"러시아 개신교회 부흥 위해 한국교회와 협력하고 싶어"
 
2년 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알렉 목사는 이번이 다섯 번째 방문이다. 이번 방문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선교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인연을 맺은 평창군기독교연합회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알렉 목사는 "러시아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일하심, 마약·알코올 중독자들이 어떻게 주님을 믿고 삶이 변화됐는지를 나누고자 한다"며 "실제로 교회에서 많은 중독 치료 사례가 나타나는 걸 보고 러시아 의사들도 중독자들에게 교회를 소개하는 등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마약 중독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러시아 정교회조차도 개신교 교회가 맺은 사역의 열매를 보고 나서부턴 재활 사역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지난 6월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교회를 방문한 평창군기독교연합회 회장 조장환 목사(평창중앙감리교회) 역시 중독자들이 치유되고 건강한 교회로 세워져가는 결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장환 목사는 "러시아는 정교회 외에 다른 종교활동이 쉽지 않은 나라인데 이렇게 교회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특히 전도에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마약중독자와 노숙자들을 섬기는 사역을 보고 한국교회가 배울 점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알렉 목사도 한국교회와의 협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짧은 기독교 역사에 비해 빠른 성장을 하고 많은 경험이 쌓여 있는 만큼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시작된 관계의 끈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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