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은 늘고 자녀는 낳지 않고….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신혼부부들의 현실이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서 신혼부부 10쌍 중 4쌍은 자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혼부부들의 평균 빚은 8천만 원에 달했다. 주택마련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혼부부 중 83.3%, 즉 10쌍의 부부 중 8쌍은 금융권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부부 '37.5%' 자녀 없다…평균 빚은 8784만원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1월 기준 결혼 5년 이내 신혼부부 10쌍 중 4쌍은 자녀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초혼 신혼부부(110만 3,000쌍) 중 아이가 없는 부부는 37.5%(41만 4,000쌍)에 달했다. 이는 1년 전 비중인 36.3%보다 1.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신혼부부의 비율이 늘어난 데는 주택 소유 여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무주택 부부의 무자녀 비중은 41%로 유주택 부부(33%)보다 높았다. 평균 출생아 수로 보면 무주택 부부(0.73명)가 유주택 부부(0.85명)보다 적었다. 자녀를 낳아서 키우려면 주거문제 해결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된다.
 
신혼부부들이 온전히 제 힘만으로 신혼집을 장만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대부분 신혼부부는 첫 집을 구매할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 통계청은 2017년 기준으로 가계 빚이 있는 초혼 신혼부부 비중이 1년 전보다 1.3%포인트 상승했음을 밝혔다. 신혼부부 중 83.3%, 즉 10쌍의 부부 중 8쌍은 금융권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부부가 끌어다 쓴 빚도 1년 새 1,000만원 가까이 늘었다. 연간 신혼부부 합산 평균소득은 5,287만원인데 대출을 받은 부부의 대출 잔액 중앙값은 8,784만 원이다. 대출 잔액은 1억 원 이상 2억원 미만 경우가 28.5%로 가장 많았다. 신혼부부는 결혼 1년 차에 이미 8,000만 원 정도를 대출받고 5년 차에는 대출 잔액이 1억 원에 육박했다.
 
외벌이보다 맞벌이가 자녀 적게 낳는다
 
부부 모두 경제활동을 할 경우 평균 출생아 수는 감소했다. 맞벌이 부부 중에서 자녀가 없는 부부의 비중은 43.3%로 외벌이 부부(32.0%)보다 11.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 수로 보면 맞벌이 신혼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70명으로 외벌이(0.86명)보다 적었다.
 
맞벌이 부부의 무자녀 비중이 높은 것은 여성의 경제활동 여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부부의 경우 무자녀 비중이 43.7%로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의 무자녀 비중(31.1%)보다 높았다. 이는 맞벌이 부부의 여성 배우자가 출산을 위해 일을 잠시 쉬거나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합산 소득구간이 높아질수록 평균 출생아 수가 감소해 눈길을 끈다. 맞벌이 부부 평균 소득이 1,000~3,000만 원인 경우 평균 출생아 수가 0.81명이었지만 1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0.64명으로 줄어들었다. 소득이 높은 가정이라면 양육비 걱정 없이 아이를 출산할 것이라는 생각과 다른 결과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이 같은 수치에 대해 "맞벌이 부부 중에서도 소득이 높은 부부는 출산 시 그만큼 많은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같은 통계 결과는 요즘 젊은이들의 결혼이 왜 힘든지 방증한다. 일과 양육의 병행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결혼 및 출산 기피현상을 타개할 제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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