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난민이 직접 만든 '로힝야 학살보고서'…"우리는 정의를 원한다"

박혜정(hyejungpark@goodtv.co.kr)

등록일:2019-02-15 17: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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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 난민 문제가 발생한지 1년 6개월이 넘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과 학살, 극심한 박해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가 보고서로 만들어졌다. 보고서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이웃 국가 방글라데시로 국경을 넘어와 난민촌을 꾸린 로힝야 피해자들의 심층 인터뷰 내용이 토대다. 그 누구보다 정의가 실현되길 바란다고 호소하는 로힝야들의 간절함과 애통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는 로힝야족 총 780여 명과의 인터뷰 내용을 수집한 '로힝야 학살보고서'를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제작·발표한다.

5개 마을주민 진술로 확인된 사망자만 1,265명
 
2017년 8월 25일, 로힝야족 반군 단체인 '로힝야 구원군(ARSA)'은 미얀마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했다. 그 뒤 미얀마 정부는 즉각 반격에 나섰고 이는 민간인들이 사는 로힝야 마을 400여 곳에서 집단학살과 방화, 강간, 약탈로 이어졌다. 당시 두 달간 9,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72만 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이곳에서 난민촌을 꾸린 로힝야 피해자들은 아직까지도 고향으로 돌아갈 희망도 없이 고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는 2017년부터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캠프에 거주하는 로힝야족 조사관 6~10명과 함께 로힝야들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로힝야족 총 780여 명과 인터뷰를 가졌으며 총 15개 마을의 '로힝야 학살보고서'를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제작해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주요 일간지는 이 보고서를 "학살 피해자이자 목격자인 로힝야 난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로힝야족 탄압 실태를 정리하고 분석한 세계 최초의 보고서"라고 밝혔다.
 
그 중 지난해 12월 5개 마을 출신 203여 명의 로힝야족들의 학살 피해 상황이 통계화된 보고서가 먼저 발표됐다. △뚤라똘리 마을 △돈팩 마을 △인딘 마을 △춧핀 마을 △쿠텐콱 마을의 피해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난민들의 증언으로만 확인된 전체 사망자 수는 5개 마을에서 총 1,265명이다. 각 마을 별로 80% 이상의 주민들은 직계가족의 사망을 경험했고, 학살 피해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힝야에 대한 학살이 가장 대규모로 벌어진 곳은 뚤라똘리 마을이었다. 라카인 주 북부의 마웅도 지역에 위치한 이 마을에서 2017년 8월 30일 오전 아기들이 불구덩이에 던져지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미얀마군은 5~6명씩 여성들을 민가로 끌고가 성폭행을 저질렀다. 아디는 이에 "미얀마 군부가 주도한 군사작전 중 최악의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 상 수치로 보면 뚤라똘리 마을에서만 사망자는 451명이다. 여성이 248명, 18세 이하 청소년과 아동은 251명이다. 이중 10세 이하 아동이 169명으로 전체 사망자 중 37%를 차지했다. △돈팩 마을이 158명 △인딘 마을 147명 △춧핀마을 361명 △쿠텐콱 마을 148명으로 뒤를 잇는다. 이 역시 최소 추산치 사망자 수에 불과하다.
 
인터뷰에 응한 로힝야 피해자들은 국제사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정의를 원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뚤라똘리의 마을 출신 30대 여성은 "내가 살던 집과 정의를 되찾고 싶다. 왜 이런 폭행을 당해야만 했고 미얀마 정부는 왜 우리를 죽였을까"라며 "국제사회의 정의를 원한다"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남성은 "내 부모를 죽이고 아내와 여동생을 성폭행하며 집을 불태우고, 재산까지 빼앗아간 데 대한 정의를 원한다"라고 호소했다.
 
로힝야학살보고서 내년 완성하고 ICC에 제출
 
이같이 780여 명의 로힝야 난민 인터뷰가 담긴 보고서는 학살 증거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를 상대로 저지른 학살을 기소할 증거자료로 마련한 것이다.
 
로힝야족이기도 한 조사관들은 학살을 직접 경험한 만큼 조사과정 중 눈물을 감출 수 없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조사관 아자쟈 씨는 "인터뷰를 할 때 로힝야족으로서 이 땅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며 "무슬림으로 태어나 자라면서 잔혹한 상황을 수없이 마주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난민캠프 내에서 조사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방글라데시 정부의 규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관들은 로힝야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끝까지 조사를 이어갔다.
 
아자쟈 씨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캠프 내에서 광범위한 학살 조사를 허가하지 않아 두려움을 느끼며 조사하는 일에 임했다"며 "우리가 직접 수집한 로힝야 생존자들의 증거와 증언을 국제사회가 받아들이길 바란다. 반인류적 범죄와 집단학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정부는 이들의 귀환을 협의 중이나, 신변 안전과 시민권 보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로힝야 난민들이 외치는 정의가 언제 이뤄질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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