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역이 쓰레기에 갇혔다. 전국 곳곳에 불법 폐기된 쓰레기가 거대하게 쌓이면서 '쓰레기 강'에 이어 '쓰레기 산'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다. 최근엔 필리핀 쓰레기 반출 사건과 함께 경북 의성 쓰레기 산 등 불법 쓰레기 문제가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특히 일부 지역의 쓰레기 산에서는 1급 발암물질과 독성침출수까지 발생해 인근 마을 주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 단밀면 한 폐기물 처리장에 거대한 쓰레기가 쌓여 산을 이루고 있다.ⓒ연합뉴스

쓰레기 팔도강산, 대한민국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국 대한민국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의 팔도강산이 불법 폐기 쓰레기로 쌓이면서 거대한 '쓰레기 강'과 '쓰레기 산'을 이룬 지 오래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쓰레기 장관에 전 세계가 주목하기도 했다.
 
미국 CNN은 이달 초 "한국 1인당 연간(2015) 플라스틱 소비량이 132kg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라며 경북 의성군에 방치된 쓰레기 산을 집중 보도했다. 이곳 폐기물 처리장에는 허가량인 2,000t보다 85배가량 많은 17만 3,000여t의 거대한 폐기물이 쌓여있다.
 
이 쓰레기 산은 지난해 12월 거대하게 쌓인 쓰레기 내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가스가 발생해 불이 났다. 불은 발생 두 달여 만인 지난달에야 완전히 진화됐다. 화재는 이후로도 매일같이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성주의 쓰레기 산에서도 이달 초 화재가 발생했다. 성주군의 추산 결과 이 폐기물 처리장 역시 허가량 360여t의 17배가량인 6,000t의 폐기물이 쌓여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 의정부에는 규모가 무려 약 26만 2,000t에 달하는 거대한 쓰레기 산이 방치되고 있어 충격을 안겼다. 이곳의 불법 폐기 쓰레기는 주로 건축물을 철거하면서 발생한 건설 폐기물이었다.
 
이같이 거대한 쓰레기 산은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환경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1t 넘는 쓰레기 산은 235개에 달하며, 그 규모도 약 120만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68만 2,000t은 경기도, 28만 6,000t이 경북 지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전북 7만 8,000t △전남 3만 2,000t △인천 2만 9,000t 등 순이었다. 그러나 정부나 지자체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쓰레기 산도 상당수라는 지적이다.
 
거대한 쓰레기 산이 전국 곳곳에 방치되면서 국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쓰레기 산 인근 주민들은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악취, 화재로 인한 미세먼지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1급 발암물질인 벤젠, 다이옥신과 독성침출수 등이 대량 발생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돼 주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쓰레기 문제가 악화일로를 걷자 환경부는 오는 2022년까지 전국 모든 쓰레기 산을 100% 처리하기로 하고 실처리량을 계측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기반의 종합감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집계된 쓰레기 산 가운데 우선 49만 6,000t을 연내에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환경부의 계획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폐기물 처리 시설의 부족과 막대한 처리 비용은 불법 처리 시설들을 양산하고 있다"면서 "이런 근본적인 문제와 함께 플라스틱 사용 등 국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악순환을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CNN 방송은 경북 의성군에 방치된 '쓰레기 산' 문제를 최근 집중 보도했다. CNN은 한국 1인당 연간(2015) 플라스틱 소비량이 132kg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연합뉴스, CNN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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