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둔화'에서 '부진'으로 우려 수위 높여

천보라 (boradoli@goodtv.co.kr)

등록일:2019-04-07 17: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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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책 연구기관 KDI는 7일 한국 경기 상황을 '둔화'에서 '부진'으로 진단하며 우려의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이 가운데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연합뉴스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경기 부진…경제성장률도 하향

한국 경제를 덮친 한파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한국 경기 상황을 '둔화'에서 '부진'으로 진단하며 우려의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KDI는 7일 'KDI 경제동향' 4월호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간 '경기 둔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경기 부진'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해 총평하면서 경기 악화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러나 KDI는 "둔화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면서 "다만 이는 전망이 아닌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로 '급락'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경기 부진의 원인으로는 투자·수출이 감소한 데다 반도체·자동차 생산마저 악화된 것을 꼽았다. KDI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소비와 수출, 투자, 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를 우려했다.
 
소매판매액 증가율(소비 척도)은 2월 전년 동월 대비 -2.0%를 기록했다. 1~2월 평균으로는 1.1%(설 명절 이동 효과 배제)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평균인 4.3%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설비투자 감소세가 심화하는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설비투자는 2월 26.9%가 감소하면서 1월 -17.0%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자본재수입액(설비투자 선행지표)은 3월 -24.3%를 기록하며, 2월 -35.9%보다는 감소 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앞으로 설비투자 개선 흐름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수출은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류를 중심으로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했다. 수출(금액 기준)은 3월 8.2% 감소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출물량지수도 2월 -3.3%를 기록해 1월 0.7%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서 증가 폭이 축소된 광공업생산은 1월 0.2%보다 낮은 -2.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과 교육서비스업 등이 감소로 전환해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1~2월 평균 1.2%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1.4%에 비해 증가세가 소폭 줄었다.
 
KDI는 "광공업생산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도 둔화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KDI는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고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경기 동향 지표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점에도 우려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경기상황 지표)는 전달인 1월보다 0.3포인트 떨어져 11개월째 하락세가 계속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경기 예측 지표)도 0.3포인트 하락해 9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두 지표가 9개월 이상 연속 동반 하향곡선을 그린 것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197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KDI는 2월 취업자 수 26만 3,000명 증가와 관련해서는 "정부 일자리 사업 등 영향이 일부 반영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불안 요인이 부각되며 국고채 금리와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비관적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인 2.8%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S&P와 한국경제연구원은 2.4%로,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2.6%로 전망했다.
 
특히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지난 3월 발표한 '세계거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하향 조정해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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